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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봄날

by 사진가 미소 2015. 3. 20.


해마다 이맘때즈음이면 

강릉 가는 기차라도 한번 타야 직성이 풀렸다.

 

달리는 기차의 차창밖으로 

여린 봄꽃들이 뒷걸음질을 친다. 

 

세월을 되돌릴 수 있다면

두 번의 순간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떠난 것과

잊히는 것은 별개다

떠났지만 가슴에 남아있는 사람

남아 있지만 잊힌 사람.

 

어디 사람뿐이랴..

빛바랜 시간 속에서도

뜨겁게 남아있는 시간이 있고

삭제하고 싶은 순간이 있다.

 

 

붙잡고 싶은 한 순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살아가는 힘이 된다.

 

차창 밖 너머

한 줌 볕에도 새록새록 피어나는

봄날의 기억들..

그 해, 그 봄, 그 날들.

 

시간에 모터를 달고 사는 날들이 간다.

 

한 순간 허튼 시간 없이

아주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게 맞나? 싶기도 하고.

 

쉰의 봄날은 또 그렇게 간다.

 

2015. 3. 20  강릉가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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