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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Essay

해빙기의 바다

by 사진가 미소 2011. 2. 6.

 

 

 

 

 

 

 

 


우연한 출사길에서 세상 처음 보는 풍경을 만났다.

언 강 녹아 유유히  그 시작을 알 수도 없고 그 끝이 어디쯤 일지 가늠도 되지 않는 얼음 덩어리들이 바다를 채워 장관을 이루며 흘러가고 있다. 지난겨울 한파로 한강이 꽁꽁 얼어있었는데 날이 풀리면서 그것들이 녹아서 서해로 흘러들어 여기까지 밀려온 것일까?

아득한 저것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거대한 빙하가 녹아 바다로 흘러가며 호수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곳곳이 이상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데 이것도 그런 류의 하나인지, 한강이 녹는 계절이면 한차례 씩 볼 수 있는 일인건지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였다. 갯벌 쪽으로 가능한 곳까지 들어가 보니  떠내려가다가 멈춘 거대한 덩어리부터 작은 부스러기까지 뻘 전체를 뒤덮고 있다.

추울 만큼 추워야 따뜻해지고,  탁할 만큼 탁해야 맑아지는 법일 터,  단단했던 얼음덩이들이 녹아 작게 부서지고 스며들어, 진흙뻘  속에서도 맑은 물이 샘처럼 흐르는 걸 보니 걱정과 염려로 헝클어켰던 마음이 눈 녹듯 스러진다.

생경한 풍경을 만나  날 저무는 줄도 모르고 서성거리다가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바라보던 바다 풍경이 오래도록 남을것 같다.

 

Photo/ 2011. 2. 6. 강화 황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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